혼불'은 작가 최명희가 일생을 바쳐 혼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작가는 작품을 쓰기 위해 남원을 중심으로
전라도 일대가 눈에 선할 만큼 찾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소설에 등장하는 만주의 역사와 풍습, 지리 취재를 위해
64일간 만주를 누비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작성한 수십 권의 취재수첩을 바탕으로
원고지 1만2천여 장에 자신의 혼을 쏟아 부었습니다.
5부 10권으로 구성된 `혼불'의 시작은 1981년입니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는
19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2000만원 원고료
장편소설 공모에 `혼불' 1부를 응모해 당선되었습니다.
이후 1988년부터 1995년까지
7년 2개월 동안 2부에서 5부를
`신동아'에 연재하고 보완 집필을 거쳐
1996년이 되어서야 10권의 대하소설이 발간되었습니다.
발간 보름 만에 1만질 10만권의 책이 팔렸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이 책에 대해 완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다.
30대와 40대를 송두리째 바쳐 썼지만
작가는 단지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에서 1943년까지를
이 10권의 책에 담았으며
8.15 해방과 6.25 전쟁 이후는 아직 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작가는 세상을 떠나고
생전에 꼼꼼하게 준비했던 취재수첩만 남았으니
혼불은 영원히 미완성의 대하소설로 남았습니다.
`혼불'이 발간된 지 20년이 지나고 있지만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은
이를 필독서로 여기며 이 책에 열광합니다.
전라선의 운행속도를 높이기 위해
선로를 이전하면서 이제는 폐역으로 남은
구 서도역에서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혼불문학관을 향하는 마을 입구 언저리에 있는
서도역은 물론 `혼불'에도 등장합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오래된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시골의 작고 낡은 기차역입니다.
역전 마당 가장자리의 우람한 느티나무와
기찻길 가장자리에 늘어선 나무들이
이 역의 오래된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이 낡은 정거장은 철거되지 않고
영상촬영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보존되어 있습니다.
과거 어느 정거장에나 있었던 관사와
기찻길 보수 작업하던 직원들이 있던 사무실 건물,
화물을 싣고 내려 보관하던 창고와
각종 크고 작은 시설물이 원형 그대로입니다.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것은 얼마나 어리석고도 간절한 일이랴.
날렵한 끌이나 기능 좋은 쇠붙이를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손끝에 모으고 생애를 기울여
한 마디 한 마디 파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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